유월의 산골 편지
찔레꽃이 피고
불혹을 비킨 아줌마 입술에
까맣고 달착지근한 오디가 익고
넝쿨딸기가
노랗고 하얀 인동 꽃과
한 넝쿨에 익어가는
이런 계절엔
신록 저 편에 서서
산바람을 무심히 바라보는
당신 모습이 딱 일 것 같네요.
고마워요
그리운 사람하나 가슴에 품은 것도
그리워하며 사는 것도
아린 껍질 속에 영그는
아름다운 행복이라서...
올해는 아카시아 꽃이 일찍 졌어요.
덕분에 벌꿀이 흉작이지만
아카시아 꽃이 끝물일적에
찔레꽃 있 달아 만발했어요.
아카시아 향은
덜 익은 사랑 같아요.
찔레꽃 향은 흡사
애틋한 사랑을 닮았는데요.
.
가슴을 찌르는 꽃이라서
찔레꽃 이름 하여 불렀을까요.
가시나무에 피는 숙명이라서
그 향기 가슴께나 찌르던데요.
저 찔레꽃
머지않아 끝물에 들고
밤꽃 향 또 한 번
산천에 흐드러지면
그 때는 진짜
온 산 천이
그리움에 울어요.
그러다가요
그래도 살다가요
유월도 끝물에 들고
밤꽃도 지면
그제 사 소쩍새 울음소리
시린 샘물처럼 맑아지지요.
물 한 모금 쪼아 먹고
하늘 한 번 보고
소쩍새
소쩍 소쩍
그냥 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