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내리 다방 가
오 종종
다방들이 모여
나름 정다운
기계면 현내리 다방 가
막막한 삶들이
눈 감고 쉬어 가는 곳이다
서 숲 갈참나무 꼭대기
두루미를 닮은
두루미 같은 삶들이
숨고르기 하는 곳이다
홀씨처럼 날아든
이름 없는 야생화
군락으로 피는 곳이다.
세상의 꽃들이
제 뿌리 자르고
화병에서 사랑받을 때
차마 제 뿌리 자르지 못하여
폐부 깊은 곳까지
삶의 화상을 입은
그런 눈물 꽃들이
내상을 치유하는 곳이다
꽃이여
부디 여기서
석 달 열흘
홍진에서 배시시 깨어난 누이처럼
그렇게 네 삶이 깨어
두루미처럼
순백의 모가지
창공에 한 일자로 드리우고
끼룩 끼룩 추억의 노래를 남기며
오직 너만을 위해 출렁이는
그런 들판으로 가라
그러면 나는
네 절박한 날의 손님이었던 회상으로
해운데 소주방에 들어
닭똥집 한 접시 시켜놓고
소주 반병쯤에 취기가 돌아
아!
세상 참 곱다는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