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술이 거나하면
나는 시인이고 국문학자고
시조창 가락께나 뽑는
오 선생이다.
술 깨고 지 정신 들면
범민의 끄트머리
월급쟁이
농부
마흔 세 마리 소 애비
시장구석에서 채소 파는
마누라 남편
대문 앞에 메어 둔 순둥이 주인...
이런 게 솔직한 내 이력인데
지랄도
어느 문예지에
시 하나 올리고 약력을 쓰라하면
....
허 허
견공이 풀 뜯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