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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낙율 시인의 작품읽기

오낙율 시인
물안개가 아름답다.
작성자: 오낙율 추천: 0건 조회: 2718 등록일: 2015-01-18

물안개가 아름답다

 

깃드는 소리와

떠나는 소리가 다르다

 

재 선충으로

죽은 소나무가 서있는

호수의 작은 언덕에

깃드는 소리를 내며

또 다른 소나무가 자랄 것이다.

 

떠나는 소리 끝에 맺히는

이슬은 언제나

흔적이 없다

태양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생의 반복으로 생긴 작은 호수에

빛바랜 잎 새 하나

물바람을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다가

없는데

!

호수 가득

푸른빛의 고요로 살던

신들의 행방이 궁금하다.

 

신과 신이 아닌 것들의 경계가

육체가 머금은 물중에 이물질이 얼마나

섞여있느냐에 있는 것 같은데.

 

물처럼 살 일이다

차가운 지성을 머금은 호수의 물처럼

어디에 멈추어도

하나 썩을 것 없는...

 

!

죽은 소나무가 서 있는

초겨울 새벽 호수에

자욱이 길 떠나는 물안개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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