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룻 이정님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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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를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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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님 |
조회: 1195 등록일: 2015-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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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를 보고
늘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 있는 듯 허전함을 채우기 위하여 난 혼자서 실버영화관을 자주 찾는다. 주로 그 옛날에 보았던 영화들을 다시 헤아려 보며 지금의 나로 변신되기까지의 세월을 되돌아 보며 마른 한숨을 내 뱉는다. 참으로 답답하고 어리석고 모질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를 보며 그 옛날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성으로 사랑을 깨닫게 되고 사랑의 정의를 다시 내리고 온 날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가정주부 프란체스카는 길을 묻는 낯선 남자를 만나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로버트와 프란체스카의 나흘간의 꿈같은 사랑, 이미 중년에 이른 그들은 그 동안 살아온 시간을 나누지는 못했어도 앞으로 살아갈 시간만은 함께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프란체스카는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지 못하고 메디슨 카운티에 남기로 한다. 그녀의 행동이 옳았을까?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결정한 순간, 우리는 사랑이 시작된다고 믿지만 사랑이 멈추는 때이기도 하다. 그녀는 그녀의 원피스의 앞섶에 줄줄이 달인 단추 같은 사회적 통념을 과감히 벗어났어야 했다.
이 오묘한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한번 찾아온다며 애틋한 눈길로 애원하던 로버트를 떠나보낸 것은 프란체스카의 잘못된 판단 이었다. 인생은 단 한 번의 여행이다 그,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둘이 함께 로즈만 다리에 뿌려진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두 배우의 절제된 사랑이 그들을 과연 행복하게 해주었던가?
이 나이에도 사랑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사람은 용기를 내라 사랑은 나이가 아니라 느낌이고 행동이다
나는 이젠 지금 부터라도 나에게 이런 대상이 나타나면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차창 밖에 두고 차안에서 갈등하던 그녀의 고뇌어린 행동이 아니고 난 뛰어나가 함께 도망치리라. 그녀가 아이들에게 화장한 자신의 재를 로즈만 다리에 뿌려달라고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랑은 절제하고 멈춤이 다가 아니다. 도박을 걸고 사랑을 할 필요는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을 때 서로 도박하듯 사랑하며 즐기는 것도 인생이다. 사랑은 진열장에 전시되는 문학적 전시품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으려고 찾아가고픈 유혹을 이기려고 길거리에서 노숙하며 로버트는 자기 몸을 학대하지 말았어야 한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당신의 마음을 감정을 존중해주어야 했었다
난 사춘기 어린 시절부터 한 남자를 알았고 그대로 함께 결혼하는 줄 알며 지냈고 아들 딸 낳고
평생을 살았었다 그렇게 살았다고 사랑하며 살았다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이렇게 단 한 번의 눈 맞춤으로도 평생에 처음 올 수 있을까 하는 감정으로 서로 하나가 되는 그런 사랑도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이 있었다면 나에게 이런 사랑에 대한 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기본으로 돌아가 대상이 있으면 뜨겁게 사랑하리라 약속한다.
나는 너무 평범한 사랑을 하며 살았었다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 쌍으로 살듯이 그렇게 내 짝을 종종 걸음으로 따라다니며 그것도 사랑인 줄 알고 살았다
나는 지금도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내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는 답답한 거위는 아니다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느끼고 있는 지금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며 꼭 붙들고 새로운 멋진 사랑을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다
이 글을 내 남편이나 내 아들이 보아도 상관없다 인생은 각자의 행복을 꿈꾸며 살아 갈 권리가 있지 않은가?
뭐, 복잡하게 생각하며 살 필요가 있는가?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마음 내키는 대로 내 안의 행복을 캐내며 내안에 향기가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되어 맛이 나게 하는지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생각하며 그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살고 싶다
늘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며 후회하고 또한 누구에게 연민을 주며 살고 싶지도 않다 노년은 노년대로의 자존과 행복과 긍지가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를 발견한 사실에 감사하며 사는 인생이 되고 싶다.
두 연인이 만나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다는 기분으로 다가서는 사랑이 나타나면 난 한 걸음에 달려가 빠지겠다.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다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다
나이와 시간은 문제가 안 된다.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내 노년의 삶도 뜨겁게 사랑하며 살고 싶다 노년의 삶도 삶이고 인생이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맞추어 생각해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으로 다가서는 누구도 막을 수는 없는 그런 사랑 하나 곁에 두고 멋진 사랑 완벽하게 나누는 노년을 보내고 싶다 오늘의 메뉴 메디슨 카운티의 영화는 내 노력의 인생을 확 바꾼 아니 오랜 세월 동안 헤맨 사랑에 대한 마지막 확신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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