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머물고 싶다
서당 이기호
어릴 적 논밭에서
자치기 제기차기
공 차던 그 터
돌담 골목길 그대로였다
밤나무 그늘 밑에
그네 뛰던 아가씨
오솔길 넘어 신작로
소달구지 덜컹대던 길
자동차 지나간 뒤에
흙먼지 날리고
휘발유 냄새 풍기며
떠나가던 길
잡초만 무성하구나!
내 고향 산천
장난이 심한 친구
어디에 갔나
꽃피고 지고
산새만이
노래 부르고 있다
그곳에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