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서당 이기호
노란 조시처럼
속살을 드러낸 채
처마 밑에서
주황 등불 밝히며
가을은 저물어간다
스산한 가을바람
으슬으슬해질 때는
지글지글 끓는
온돌방이 그리워진다
가을밤 희미한 빛을 띠며
속이 덜 마른 상태로
가을밤은 깊어간다
어머니는
아들 군것질
종종걸음이시다
뿜어내는
어머니의 정겨움
주고받는 여유로움
내 기억에서
멀리 사라져가는
아득히 먼 고향이다
초가집 처마 밑에
곶감 주렁주렁
내 고향의 가을은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