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가을/해련 류금선
떠남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기나긴 침묵
홀로 견디며
바람이 서글피 우는 날
안으로 뿌리 내린 만큼
가슴을 열어 놓고
바라보는 하늘
우리가 새겨놓은 흔적들은
저마다 두손 모은
고운 빛깔의 낙엽이 되어
옷깃을 여미는데
내 가슴속에서
벌겋게 타고 있는
세월에 실려가는 그리움.
2006.10. (2006.10.월간문학21. 이달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