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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면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6577 등록일: 2009-10-16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면

 

                             민문자



은행잎 노랗게 물든 가을이면 서럽다

일찍 세상 떠난 벗 생각에

슬픔이 몰려와 날개를 펼친다

 

골육지정(骨肉之情)을 나누던 가족과

벗들의 손을 뿌리치고 왜 그렇게

빨리 검은 캐딜락을 탔을까

 

내 가슴에 슬픈 숙제 심어놓고

그녀는 제 몸이 땅속에 묻힐 때도

하얀 국화꽃 속에서 활짝 웃었다

사람들은 그 와중에도 음식을 맛나게 먹었지

 

어언 5년이란 세월의 강이 흘렀다

 

그녀는 동막골 소나무 아래에 누워서 밭둑에

죽 늘어선 은행나무 노란 춤사위를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조바심으로 은행잎 밟고 오는

내 발걸음 소리를 기다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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