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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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언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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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
추천: 0건
조회: 4458 등록일: 2017-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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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언덕에서 오늘처럼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날이면 스치는 바람에 부대끼며 가녀린 나이테 선을 타는 우리 동네 뒤 산의 소나무 그루터기가 떠 오른다. 웅~ 웅~ 몸 안에 갇혀 있는 리듬 감 없는 목소리를 목구멍 밖으로 아주 잘 빼어나게 하는 그 모습은 여전히 볼 수 있을까.
오늘처럼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날이면 오동나무는 둥근 심장 모양의 잎이 마주 나온 탓으로 바람을 안고 캐스터네츠를 아주 맑은 소리로 연주하는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캐스터네츠를 들고 참새소릴 짹짹 거리던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서 5~6월이면 활짝 피는 오동나무 보라색 꽃처럼 활짝 피어 있는 아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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