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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희망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619 등록일: 2023-11-06

희망

 

 

겨울 하늘에 휘영청 달을 걸어 놓았다

 

추울수록 달은 계단을 올라 더 높아졌다

 

몸집은 더 영글어 작아졌고 금방이라도 온 하늘을

 

흩트려서 다 날려버릴 듯 또렷하게 살아났다

 

그 무엇인가가 한곳에 엉기어 모이고 있었다

 

추운 겨울 어느 날의 의식처럼 여느 때보다 더 맑고

 

더 둥글고 더 또렷해지는 색채를 내었다

 

눈을 마주할수록 광기가 넘치고 있었다

 

아주 미치던지 아니면 아주 빛이 나버리던지

 

이주 미쳐버리도 빛이 나고 아주 빛이 나버려도 빛이 될 것만 같다

 

그래 아주 비쳐버린 거야 이래도 미치고 저래도 미치고

 

미치지 않고서는 살수 없는 세상이야

 

잘난 사람도 미치고 못난 사람도 미치고

 

보통이 아닌 특별할 것 없어 그저 생각하는 대로

 

그리고 말하는 대로 또 그렇게 믿은 대로

 

이것저것 여러가지 드물지도 않아

 

이상한 물건도 아닌 인생 거기서 무엇을 찾는가

 

나나 너나 다 똑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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