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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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 대한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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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4126 등록일: 2021-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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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에 대한 추억 민문자 진한 보랏빛 옷을 입고 있는 가지 미끈하게 잘생긴 것 열 개가 이천 원 거저 가져가는 느낌이다 새로 개장한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현대적인 물류센터 딸의 안내로 참 좋은 구경했다 어릴 적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가지나물 벌써 그 시절 할아버지만큼 늙은 가장에게 오늘 아침 반찬은 가지를 알맞게 삶아서 갖은양념에 참기름 깨소금 듬뿍 넣어 무쳤다 평소에 좋아하지 않더니 웬일이요? 접시를 비우며 ‘오늘 가지나물은 맛있네!’ 여고 시절 함께 쌍 지어 다니던 친구네 텃밭에는 먹음직한 가지가 주렁주렁 참 많이도 열렸었는데 친구는 한 번도 내게 가지를 안 따 주었다 우리 할아버지가 무척 좋아하시는데 친구가 야속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친구가 내 마음을 어이 알았으랴! ‘얘, 우리 할아버지 가지나물 해드리게 저것 좀 따줘!’ 왜 그 말을 못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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