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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사랑 고백서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458 등록일: 2021-10-01

사랑 고백서

 

                            민문자

 

 

 

향기로운 국화가 나의 시선을 당기네

엄마 생각이 따라서 오네

내일모레까지 안 팔리면

이 꽃 제가 사가겠어요

그다음 날 성묘 가야 하니까요

 

팔리면 이런 노란 국화 다시 준비하랬는데

이 꽃 그냥 그대로 있네요

할머니 드리려고 안 팔았습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씀하셔!

얼른 포장해 주세요

 

국화야, 엄마한테 나와 함께 가자

나의 품에 안겨서 무궁화호 타고 가자

노란 국화 화분을 품에 꼭 안았습니다

유난히 꽃을 잘 기르시던 분, 산뜰에 심고

아버지와 함께 즐거워하실 모습 상상했네요

 

지난해에 나온 시집 『꽃시』

올봄에 나온 시집 『금혼식』

두 분께 드리는 편지도 함께

이슬에 젖지 않게 비닐에 잘 싸서 놓았어요

저의 사랑 고백서입니다, 읽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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