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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팔불출 천 냥 빚을 받다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3264 등록일: 2021-03-21

팔불출 천 냥 빚을 받다


                             민문자

 
가장이 모처럼 봄나들이한다네
들기름에 달달 볶은 쇠고기뭇국에
이탈리아 포도씨유에 잘 구운
가자미 한 마리를 아침상에 올렸다


오늘은 일등 마누라이지요?
매일 일등 마누라이지
어라!
(매번 핀잔만 받았는데 별일이야)


친구 세 분을 만난다니
나의 다섯 번째 시집 『금혼식』 얼른
안 가져간다는 것을 세 권을 포장해서
막무가내로 들고 나가게 하였다 

나만 팔불출이 아니라
그도 팔불출로 만들고 싶어서
부창부수!
아, 봄날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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