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가는 길 海 月 정선규
뭉글뭉글 피어나는 아침 하늘 바람꽃이 함빡 시작할 때
햇살은 차분히 가라앉아 풀썩 거라고 봄바람은 대지위에
맑은 호수에서 잔잔한 음향 살려 깐 듯 꼼지락 인다
양지 바른 툇마루 끝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 생각하노라면
어디선가 뽀드득뽀드득 고운 가루 만두 빚는 속살처럼 빠끔히
엿보이어 온다
햇살의 생각은 어떨까
가는 곳마다 닿은 언저리마다 어김없는 생명으로
생기 불어 넣는 포근하면서 침묵으로 나타내는 길
햇살은 다혈질이라
많은 꽃을 가지고 많은 색깔 드러내는 말로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몰골이니 말이다
꽃봉오리 매듭이 안 풀리는 듯하면서도
모른 척 살짝 돌아앉아 무엇을 그렇게 많이 받으려는지
다복한 인상으로 피어난다
순한 어린 양처럼 피는 길로 가는 꽃으로 당신 올려 드린다
말없이 십자가 짊어지시고 사랑을 꽃피우기 위해 오르가슴 맞아
골고다 언덕을 떠들지 않은 채 둘레지 않아 온전한 순종이 되어 가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