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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나의 긴말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261 등록일: 2012-12-07
나의 긴말
海月 정선규

삶이 토라져 나를 외면하노라면
아버지 당신의 무덤 앞에서
나 홀로 덩그러니 앉아
지그시 눈꺼풀을 깨물고는
땅속으로 길떠나신
당신을 받들어 올립니다
아버지!
아버지!
목이 메어 더는 이을 수 없는 말문에
그토록 침묵이 짙어질 때
나는 기도하듯 신의 임재를 기다리는 듯
아주 깊이
간이 절이도록
당신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그 사랑에
눈이 멀도록 쏟아내리는
욕심을 맞에 내 마음은
눈이 부시도록 밝아졌고
살아생전 당신께서
그 어린 시절
나를 혼자 집에 두고
밭에 나갈 수 없었기에
그만 지게에
나를 태우고 사뿐사뿐 구름 위를 날듯
언덕배기 밭을
오롯이 오르시던 아버지
그 사랑에 이끌림 당하는  
아버지 사랑은 영원합니다
나에 닻을 내리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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