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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심히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2260 등록일: 2012-05-05
심히
 海月 정선규

새벽에 내려 나뭇가지에 홰를 쳤던 눈이
저녁 무렵 또 내리고 맙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은
그렇게 보기 좋다며 기뻐하셨던
경이로운 찬사로의 언어의 시작입니다
심히 보기에 좋았더라

당신과 세상의 처음 교감하는 감동의 물결
당신의 첫 사랑인 세상이 회복될 관계의 대상임을
깨달아 바라보는 신비의 절정입니다

아주 많이 계속 내리는 눈꽃송이
오늘 나도 당신의 마음을 훔쳐 보렵니다
심히 보기에 좋게 내리더라
은빛 은어의 비늘로 쏟아내는 반짝임은
보는 이들의 감동의 소유가 되고 맙니다

나무마다 건물마다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시고
세 미한 음성으로 채워놓으심이 내 잔에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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