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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내 안의 사무엘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0143 등록일: 2011-10-31
내 안의 사무엘
   海月 정선규

그 어느 새벽 미명아래
동트는 아침으로 밀려나가던 길에서
내 마음 한쪽 아직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섬이랄지
혹은 아무도 모르는 사생활이랄지
숲이 우거져 보이지 않는 한 곳이 있었다
누군가 자꾸 나를 부르는 소리
날씨가 비 왔다 쨍하고 접시 깨는 소리와 함께
소소한 햇빛이 클래식 음악 한 자락 깔듯
눈빛으로만 가늠할 만큼 가늘게 퍼지는 듯이
나를 누군가 가만히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은어로
부르는 메아리가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메아리로
울려 나오곤 했었는데  어쩌면 이것이 내 그리움인지
모른다는
광활한 언어의 영역은 곧 내게 끝없는 늪이었다
선규야
꿈을 꾸듯 들었다 때로는 막역한 잔소리로 들으면서
자꾸자꾸 그냥 치부해버리고 스쳐가던 어느 저녁
난 누군가에게 뜻하지 않게 왜로 치부되었다 왜 묻지 않느냐
그 후 시나브로 콩나물 자라듯 내 안에 그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난 이제 알았다
사무엘은 나의 모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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