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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정상에서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6396 등록일: 2010-09-12
정상에서 海 月 정선규 

눈물이 난다 
자꾸만 눈물이 난다 
더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는 
황량한 정상에 서서 

높다 좋아하지 마라. 
정상이라 그리워 마라 

꽃과 나무는 정상이 아닌 
능선 타고 웅장한 숲을 이루고 
산 나물 산짐승도 중턱에 사나니 

정상은 높되 황량하여 
고뇌하느라 더 좋은 것으로 
피우지 못해 가꾸지 못하리니 

신은 높다는 것으로 
그를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평한 섭리에 굴복하는 그를 인정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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