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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여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312
등록일:
2011-02-21
고향 여름
詩/海 月 정선규
검은 숯덩어리 불살라가는 밤이
우리 동네 어귀로 터져 들어오면
진한 먹물 삭혀 붓끝 노련하게
수묵화 한 폭이 그려진다
낮을 밤으로 접어들어 가는 하늘 위
금빛 달탱이 담아 보름달로 우려 내는데
동네 아저씨 팔광들어 어둠 판에 고도리 치니
첨벙 논으로 뒹굴어 들어가는 보름달이다
목걸고 빠꼼히 물 밖으로 얼굴 내밀어 나오면
개구리가 놀라 화들짝 왕방울 단 두 눈 끔뻑여
개골개골 우악스럽게 금쟁반에 굴러가는 진주 알
소리로 폴라당 달려들어 머리 들여 받아 화풀이한다
올여름 밤
내 고향에선 또 어떤 이야기들이
뜨겁게 익혀져 내놓아져 있을는지
끝없는 미련을 던져주고 있다.
고향 여름 <BR>詩/海 月 정선규 <BR><BR>검은 숯덩어리 불살라가는 밤이 <BR>우리 동네 어귀로 터져 들어오면 <BR>진한 먹물 삭혀 붓끝 노련하게 <BR>수묵화 한 폭이 그려진다 <BR><BR>낮을 밤으로 접어들어 가는 하늘 위 <BR>금빛 달탱이 담아 보름달로 우려 내는데 <BR>동네 아저씨 팔광들어 어둠 판에 고도리 치니 <BR>첨벙 논으로 뒹굴어 들어가는 보름달이다 <BR><BR>목걸고 빠꼼히 물 밖으로 얼굴 내밀어 나오면 <BR>개구리가 놀라 화들짝 왕방울 단 두 눈 끔뻑여 <BR>개골개골 우악스럽게 금쟁반에 굴러가는 진주 알 <BR>소리로 폴라당 달려들어 머리 들여 받아 화풀이한다 <BR><BR>올여름 밤 <BR>내 고향에선 또 어떤 이야기들이 <BR>뜨겁게 익혀져 내놓아져 있을는지 <BR>끝없는 미련을 던져주고 있다. <!-- --><!-- end clix_cont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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