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후두두 비의 노크가 있던 날 마음도 칙칙하고 왠지 모를 그리움으로 전염된 채 내 방의 작은 창문을 열었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새싹처럼 봄비에 젖어 새록새록 돋아나는 사색에 잠겼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난데없이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누군가 하는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니 옆방에 둥지를 틀고 사는 아저씨였고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없이 내 옆으로 다가와 함께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그리고는 "창 밖에 뭐 좋은 것이 보이는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아니네! 나, 간다" 하고는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또 잠시 뒤에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또 누군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내 옆에 서서 함께 창 밖을 내다보더니 "비 오네! 나는 뭔가 했네" 퉁명스럽게 한마디 남기고 나갔습니다 아래층에 사는 형님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또 얼마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나는 그때까지도 전혀 요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누군가 노크를 하는가 싶더니 아래층 에 사는 동생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더니 또 함께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또 한마디 했습니다 "비만 잘 오네. 형 무슨 문제 있어?" 하더니 대답도 하기 전에 나가버렸습니다 나는 웃었습니다 내가 창밖을 내다본다고 옆에서 와서 동참해주는 것도 싱겁고 한 마디씩 남겨놓고 나가는 말이 싱거웠습니다 창밖을 내다본 것은 나를 비롯해 모두 네 사림인데 모두 반응이 달랐습니다 "비 오네! 나는 뭔가 했네" "창 밖에 뭐 좋은 것이 보이는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아니네. 나, 간다" "비 오네! 나는 뭔가 했네" "비만 잘 오네. 형 무슨 문제 있어?" 다양하면서 개성이 뚜렷한 계절풍 같은 마음들이 무지개처럼 신비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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