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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그 즈음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65 등록일: 2025-03-18

그즈음

 

형님은 라디오가 전부였다

대중가요에 꿈을 꾸었고 춤을 추었다

술도 별로 여자도 별로 방 한 칸에

커피 한 잔 있으면 그만이었다

세상 걱정 모르고 살았다

실없이 웃는 것 같으면서도 웃음 지었다

바람 불고 속 시끄러운 세상엔 관심 없다

오직 있는 것으로 만족했고 행복했다

모든 것은 억지로 하는 일 없이 세상 이치에 맡기고 누리며 살았다

바람 소리 들으며 흐르는 물소리에 목숨 걸 일이 없으니 불만도 없다

거짓과 꾸밈이 없어 매우 순수하고

참된 그즈음

간은 암을 쑥 내밀어 불거졌다

또 한 번의 그즈음이 있었으면

여전히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사람이

본래 지녀야 할 예도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행복하게 피어나서 꿈같은 세월을 지냈으면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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