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는 습했다 어둡고 침침했다
한여름 후덥지근한 바탕이었다
좀 답답할 정도로 습기가 많고
더운 지방에서 살았다
가끔 빠져나가는 생각들은
체념이었다
좋게 말하면 포기였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포자기였다
몸 동어 리만 있는 눈사람이었다
이미 그 어떤 의욕과 관심 사라졌다
비타민 없는 생리 작용 못하는 김빠진
축구공 신세였다
아직은 아주 미치지도 아주 빛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