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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하얀 순간 ​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2203 등록일: 2025-02-17
하얀 순간 

하얀 벽 마주했다
하얘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나는 하얗게
죽어가고 있었다
하얀 공포에 휩싸였다
조용한 압박과 하얀 억압의
비상구 없는 백지의 공간이었다
어디가 어디인지
무엇이 무엇인지
나를 하얗게 하지 않으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하염없이 하얀 정글에 갇혀
미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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