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요즘 식탁은 시금치나물의 만선이다.
아내는 남이 모를 정도로 재빠르게
시금치를 데치곤 했었다.
그런 아내의 손맛은 깨소금 맛이었다.
사는거 뭐 별거 있었나.
서로 알아주면 되는거지.
시금치를 좋아하는 남편이기에
아내는 시금치를 저녁 반찬으로 선택했다.
그런 아내를 위해 남편은 돌이라도
씹어먹고 싶을 정도로 힘있고 기운차게 뻗은 형세였다.
아내는 살그머니 남편 얼굴을 바라본다.
천국의 꿀맛을 맛보는 아들의 표정이었다.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했다.
남편은 아내를 생각했고 아내는 남편을 생각했다.
서로의 편이었다.
어느날,
아내는 남편에게 이끌리어 갔다.
남편과 아내는 온데간데 없고 둘이 하나로 합친
마음과 같은 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