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에서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11235 등록일: 2010-11-11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에서  海 月 정선규

부부는 오늘도 산책에 나섰다
가을 햇살이 가득한 동네 어귀를 지나
건너편으로 김밥 천국 간판이 보인다
소소하게 떨어진 플라타너스 나뭇잎이
가게 앞에서 덩그럴 덩그럴 바람에 질 척 인다
게 중에 어느 것은 반쯤 말린 채 엉성하게 주먹을 쥐고 있고
어느 것은 빈 주먹을 꼭 쥐고 서성인다
"아니 누가 남의 가게 앞에서 시위하는 거야"
화가 난 주인아저씨 밖으로 뛰쳐나온다

아내의 꿈자리가 들썩인다
입맛이 없을 때면 아내는 김밥을 만들었다
남편은 아내의 애 식 가였다
아그작 아그작 두 번 다시 못 먹을 것처럼 먹었다
그런 남편을 건너다보는 아내가 좀 덜떨어진 여자처럼 수다를 떨었다
"여보 고마워요. 당신이 이렇게 잘 먹어줘서 고마워요. 고마워요"
남편은 넌지시 아내를 비켜 말 한마디 던진다
"나중에 나하고 당신 죽어서 천국에 가면 못 먹잖아
난 당신이 내게 차려주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하늘에 감사하지
그날에는 두 번 다시 당신한테 못 얻어먹어요"
허리띠 없는 바지처럼 피르르 입가에 미소가 흘러내린다

남편은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덩그러니 말린
나뭇잎을 김밥 넘겨보듯 하며 아내에게 전한다
"여보 저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에서 김밥이나 장사할까
고즈넉한 누군가의 발아래 소생하는 만물을 힘입은
맡겨진 삶으로."

 
댓글 : 0
이전글 아스팔트가
다음글 구두쇠의 여름나기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1272 수필 묘한 사랑 정선규 0 4728 2017-01-17
1271 못다 핀 양파 정선규 0 4659 2017-01-17
1270 징검다리 정선규 0 4853 2017-01-10
1269 수필 여자의 향기 정선규 0 4794 2017-01-10
1268 수필 삼각관계 정선규 0 4361 2016-12-28
1267 별이 뜨는 언덕 정선규 0 4576 2016-12-28
1266 수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선규 0 4579 2016-12-13
1265 송이 꽃 정선규 0 4489 2016-12-13
1264 수필 언어의 숨바꼭질 정선규 0 4935 2016-12-07
1263 겨울 추억 정선규 0 4741 2016-12-07
1262 수필 향기 나는 선물 정선규 0 4781 2016-11-29
1261 죄의 열매 정선규 0 4649 2016-11-29
1260 수필 사랑하는 조카딸 정선규 0 4739 2016-11-17
1259 남은 날의 그리움 정선규 0 4992 2016-11-17
1258 철거 정선규 0 4794 2016-11-09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