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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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감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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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
추천: 0건
조회: 4126 등록일: 2020-0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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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감촉
구김살 하나 없이 고왔던 아주머니 얼굴에는 어느덧 가늘고 굵은 주름살이 곰살맞게 내렸다 감추어 두었던 세월을 서랍에서 꺼내어 지금 내보이듯 주름살은 그 민낯을 떠올렸다 하얀 종이 위에 시를 그리다가 어그러져 꼬깃꼬깃 구겨 버리는 종잇장 같았다 아주머니는 늘 사람답게 살기를 원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긴 몸부림의 세월 동안 그 삶의 무게는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외로웠을지 한 여자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면 어려운 고비를 다 겪어 보았겠지 사람답게 노래하다가 삐긋해서 구겨 버리고 또 구기면서 때로는 돌이키고 또 때로는 되돌렸을 것이기에 인생의 골곡점에서 인생은 반달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었다가 세월은 그렇게 문을 열고 닫으며 익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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