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여자
영화 속의 길 한 모퉁이에 할미꽃이 피어 있다.
그는 그녀를 만났다.
마치 그녀는 이별을 통보한 사람처럼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를 테면 서로 집안이 안 맞아서 부모님의 결혼 반대가 심해서
기다리라든지 아니면 미안하다든지
혹은 꼭 모세와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길 바라며
평생 당신을 잊지 못할 거야.
한마디 말해주면 그나마 위로가 될 텐데.
문득 그녀는 왜 말도 못하고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을까 생각했다.
무슨 일이든지 적당히 해야지 지나칠수록 그것은 예의도 아닌
독선의 속성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