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간호사
간호사실 의자에 까만 스웨터를 단단히 입고
바싹 몸을 말았다.
“나 귀여운 여자예요.”
가까이 할수록, 보면 볼수록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쌕쌕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일으키며 꼭 싱그러운 아침에 살아간다는
마음을 전한다.
병동에 호박이 덩굴째 굴어 들어왔다.
누가 환자이고 누가 간호사인지 마냥 즐거워
난리 북새통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을 가릴 줄 모른다.
절대 뒤끝이 없다.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좋고 싫음이 없다.
하루만 아니 한 시간만 그녀와 같이 지내면 금방
마음을 빼앗겨 동화가 된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도 그녀를 알아보고 한들한들
어깨를 펼쳐 한껏 응원하노라 형용 색색 가을을 토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서열 한다.
"안녕하세요. 새 희망병원 간호사예요" 둥글둥글
인생의 해박함이 무던히도 전해진다.
세상과 담을 쌓은 환우들에게 세상으로 통하는
대중성으로 보편적 가치를 지닌 그녀
이 지구 한가운데 최고의 행복 전도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