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속으로
초음파 흐르는 달빛은 창백했다.
멈추어버린 시간의 플랫폼을 맴돌고 있었다.
생기가 마르고 시들어 졸아 들어버린 골목길은
활기가 반짝이지 않았다.
가물었다.
얕고 비좁은 바닥은 밟으면 깨어질까 싶을 정도로
달빛에 바짝 메말라 있었다.
겨울 소슬바람이 일렁이는 파도가 되고
달빛은 눈앞에서 달그락거렸다.
세상은 온 세상을 씻은 듯이 맑고 깨끗하게 흐르고 있었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
땅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땅을 갈 사람도 없었으며 들에는 아직 초목이 없었다.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않았고 안개만 땅에서 지욱하게 올라와 온 지면을 적신 듯.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별나고 묘한 기분에서 오는
시간을 따라 나 자신을 잃고 의식은 분명하지 않은 채 흐릿하게 가슴팍까지 올라왔다.
꿈인가? 생시인가? 육체 밖으로 나가는 영혼의 달빛 통로인가보다.
아주 새하얀 안개가 자욱하게 아른거리는 태초의 어느 거리를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