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조율
달빛은 창백했다
흑판 초음파에 비친 시간은 얼어붙었고
시냇물은 마르고 시들어 반쪽이 되었다
가물었다
땅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땅을 갈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시고 있었다.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별나고 묘한 기분 속에서
시간은 흐를수록 본디 성질이나 성격이 다르던 그 무엇이 서로 섞이어
비슷해지거나 같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