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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달빛 조율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4767 등록일: 2018-02-07


달빛 조율

 

달빛은 창백했다

흑판 초음파에 비친 시간은 얼어붙었고   

시냇물은 마르고 시들어 반쪽이 되었다   

가물었다 

땅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땅을 갈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밭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시고 있었다.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별나고 묘한 기분 속에서

시간은 흐를수록 본디 성질이나 성격이 다르던 그 무엇이 서로 섞이어

비슷해지거나 같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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