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 문인서재 / 문학관.com / 문인.com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문인.com
작가별 서재
김성열 시인
김소해 시인
김순녀 소설가
김진수 큰길 작가
김철기 시인
류금선 시인
문재학 시인
민문자 시인
배성근 시인
변영희 소설가
송귀영 시인
안재동 시인
양봉선 아동문학가
오낙율 시인
윤이현 작가
이기호 시인
이영지 시인
이정승 소설가
이룻 이정님 시인
이창원(법성) 시인
정선규 시인
정태운 시인 문학관
채영선 작가
하태수 시인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




▲이효석문학관

 
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온수 사용법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7636 등록일: 2015-10-15

온수 사용법

 

날씨가 매섭게 추웠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둘이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어 대전에서 유명한 신도 분식에 들렀다.

아주머니가 따뜻한 물 한 컵을 내려놓자 이 친구 자리를 뜬다. 어디 갔는지 10분이 지나서야 안으로 들어섰다.

날도 추운데 10분씩이나 어디 갔다 온 거야.” “온수 빼고 왔어.” “온수 무슨 온수? 너 집에 갔다 왔느냐?” “아니 내 배에서 온수 좀 빼고 왔다니까.” “내 아궁이에 불 때러 갔다 왔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너처럼 배 속에 온수 빼고 왔다는 말은 난생처음 듣는다.” 그러자 친구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더니 ! 아궁이에 불 때면 온수가 나온다는 것 모르지.” 알 것도 같으면서 또 무를 듯 생각이 토라진다.

오줌 싸고 왔다고. 담배 피우면 배 속의 물이 뜨겁게 데워질 것 아니야. 알겠어.” 그제야 나는 웃었다. , 만들어내기도 잘 만들어낸다. 아주 그럴싸하다. 담배를 입으로 피우면 배 속의 물이 뜨겁게 데워진다. 보일러가 따로 없다.

그렇다면 아주 이참에 그 따뜻한 온수 많이 빼서 칼국수에 말아 먹으면 되겠다. “! 그 온수 아무 데나 흘리고 다니지 말고 이럴 때 칼국수 육수로 빼서 말아 먹으면 좋겠다.” “어린애들 앞에서 아무 말도 못 해. 너나 많이 만들어 먹어라.” “어느 기생충인지는 모르지만, 이 겨운 겨울 따뜻한 아래 묵에서 잘 나겠네. 사람 팔자보다 기생충 팔자 알아줘야겠다.” “네 마음대로 하세요.” 기발하다. 표현의 달인이라 할 만큼. 그래 그 온수인지 육수인지 추억이 떠오른다.

그 날이 동짓날이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마루 한쪽에 팥죽을 담아 갖다 놓았는데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서 일어난 나는 잠결에 팥죽 그릇을 요강으로 보았는지 떡하니 팥죽에 오줌을 쌌고 어머니는 이튿날 그 팥죽을 떠서 아버지께 드렸고 나는 그 사실을 말할 수 없어 입만 다물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이 이상하네. 누가 팥죽에다 오줌을 쌌나? 비린내가 나네.” 그러자 어머니는 냄새를 맡아보시더니 누가 그랬어?” 난리가 났다. 끝내 나는 말 한마디 못하고 말없이 밥상머리를 떴다.

아마 어머니는 내가 범인인 것을 다 알고 계셨을 것이다. 그게 어머니의 사랑의 셈법이었으니까.

 

댓글 : 0
이전글 시편 14편
다음글 가을밤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등록일
1148 수필 교회와 사람 정선규 0 7318 2015-09-07
1147 시골도읍지 정선규 0 6900 2015-09-07
1146 수필 어떤 인생에 대하여 정선규 0 7072 2015-09-03
1145 노을 정선규 0 7148 2015-09-03
1144 수필 어느 날의 풍경 정선규 0 7419 2015-08-30
1143 여름의 끝자락 정선규 0 7225 2015-08-30
1142 자유글마당 시편 11편 정선규 0 6786 2015-08-29
1141 낙서 치다 정선규 0 6895 2015-08-27
1140 프로필 녹색문법, 창조문학신문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정선규 씨 ‘못 지... 정선규 0 7510 2015-08-23
1139 프로필 낙동강문학 2006년 창간호 신인문학상 수상식 정선규 0 7617 2015-08-23
1138 프로필 낙동강문학 창간호 신인수상자 2006년 9월 24일 정선규 0 8063 2015-08-23
1137 수필 형님 정선규 0 8021 2015-08-22
1136 자유글마당 시편 10편 정선규 0 8038 2015-08-22
1135 명상 정선규 0 8224 2015-08-22
1134 프로필 녹색지도자상 정선규 0 7586 2015-08-22
31 | 32 | 33 | 34 | 35 | 36 | 37 | 38 | 39 | 40
이 사이트는 대한민국 사이버문학관(문인 개인서재)입니다
사이트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알립니다 독자투고 기사제보

 

Contact Us ☎(H.P)010-5151-1482 | dsb@hanmail.net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73-3, 일이삼타운 2동 2층 252호 (구로소방서 건너편)
⊙우편안내 (주의) ▶책자는 이곳에서 접수가 안됩니다. 발송전 반드시 전화나 메일로 먼저 연락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