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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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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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선규 |
추천: 0건
조회: 6968 등록일: 2015-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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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살찐 누나의 얼굴에서 얇은 미소가 배어 나오는 달집이 우리 집 마당 위에 떴다. 달이 오는 날이면 세상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와 지붕마다 골목마다 싸늘하게 잠재워 낸다. 매우 냉정한 사람이기에 바늘로 찌른 들 .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전율이 온몸으로 스며온다. 살아서 움직이는 모든 생물의 감정은 싸늘하게 죽고 콘크리트 건물마다 하얀 벽마다 서리꽃 벽보가 담담하게 붙어 얼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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