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초대
남고 처짐이 없이 고스란히 천연스러운 빛을 그대로 가진 달이
우리 집 마당 위에 마실 나왔다.
달이 뜨는 날이면 왠지 모를 싸늘하고 차가운 듯한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가 하면
오른쪽으로든지 왼쪽으로든지 절대 치우침이 없는
형편을 살려 그대로 떠오르는 솔직하게 사는 모습이 신선하다.
이런 날이면 꼭 아버지 말씀이 피어오른다.
차린 밥상에 수저 하나만 더 놓으면 되는데.
마침 잘 됐다.
김치 겉절이에 깻잎 장아찌 먹던 반찬에 수저 하나만 더 올려놓고
달을 불러 식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