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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그네 부채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7645 등록일: 2015-02-24

그네 부채

 

버드나무 가지가 길게 늘어진 채 바람 따라 부채질한다

그럴 때마다 오늘 낮에 우리 아들이 타다 가버린 빈 그네가

외로이 바람만 태운 채 술렁술렁 놀다가 떠나가듯

밀고 당기고 혼자서 둘이 된 양 그네였다가 부채였다가

북 치고 장구 치고 흙먼지 바람에 날리며 저 높은 하늘 향하여

뛰어오를 때마다 어디 선지 나타나서는 불쑥불쑥 내밀어 지는 손은

그네 뛰고 부채질하는 한량이 긴 버들가지 휘저어 바람 소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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