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부채
버드나무 가지가 길게 늘어진 채 바람 따라 부채질한다
그럴 때마다 오늘 낮에 우리 아들이 타다 가버린 빈 그네가
외로이 바람만 태운 채 술렁술렁 놀다가 떠나가듯
밀고 당기고 혼자서 둘이 된 양 그네였다가 부채였다가
북 치고 장구 치고 흙먼지 바람에 날리며 저 높은 하늘 향하여
뛰어오를 때마다 어디 선지 나타나서는 불쑥불쑥 내밀어 지는 손은
그네 뛰고 부채질하는 한량이 긴 버들가지 휘저어 바람 소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