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山村)의 봄
소산/문 재학
연초록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눈부신 봄날
산기슭 화사(華奢)한 진달래
분홍빛 유혹(誘惑)도
다랑논 고인 물마다
귀청을 울리는
변함없는 개구리 합창도
찾는 이 없는 쓸쓸한 산촌
아기 울음소리 사라진지 그 얼마이던가.
쇠락(衰落)해가는 주인 잃은 빈집
저려오는
춘몽(春夢)같은 삶의 흔적들
정다운 이들의 숨결이 깃든
골목길마다
인생무상의 그림자 가슴을 짓누르네.
덧없는 세월에 흘러간 그 옛날이
아련히
봄빛 속으로 젖어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