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물
민문자
눈보라 치는 날이면 이미
반세기 이전에 세상 떠난
아버지가 몹시 그립다
쌀 튀밥 튀길 때
‘펑’ 소리에 놀랄까
일곱 살 여린 내 귀
두 손으로 꼭 막아주던 아버지
중학교 시험 발표하는 날 아침
“낙동강 오리 알처럼 뚝 떨어져라!”하고
미소 짓던 아버지
시오리 등굣길 추위 걱정에
순모(純毛)머플러 만지작거리다
사다 준 융(絨)머플러
아버지가 그리운 날은
고이 개켜둔 정(情)
펼쳐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