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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동양란의 향기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943 등록일: 2025-01-13
     동양란의 향기

 

                                     민문자

 

 

우리 집에 산천보세 한란꽃이 피었네요.

문촌 선생이 신장 투석 준비를 위해

2009년 1월 2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을 때

의사 시인이 문병차 보내온 동양란

이제 16년이나 환자의 마음을 위로하며

함께 살아 이어온 신비로운 생명력

 

원예에 바보인 소정이 우리 집 베란다에

모여든 열아홉 화분을 보살피는 중에

가장 신경 쓰이던 화분 싱싱하고 풍성하던 자태

잎과 줄기 자꾸만 줄어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더니  

오늘 아침엔 두 송이 꽃향기 향그럽게 풍기는구나

이미 세상 떠난 이 화분 보내준 시인님 생각나네

 

동양란 너도 늙어 이제 초라한 모습 가엾구나

네 향기를 탐하는 문촌 선생과 끝까지 동행해 주렴!


         (2025.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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