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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의 작품읽기

민문자 시인
화분花盆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2892 등록일: 2024-12-18

 화분花盆

                                  민문자

 

 

우리 집 베란다에는 저마다 다른

크고 작은 화분이 열여섯 개가 있다

 

모두 우리 집 애경사에 지인들이 보내온

인연 깊은 사연들을 지닌 화분들이다

 

제일 오래된 것은 가장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의사 시인이 보내온 향기로운 병문안 동양란

 

다음은 이 년 전 고인이 되신 스승 해청께서

잘 길러보라고 내 품에 안겨주신 오래된 군자란

  

제13회 한국현대시 작품상 수상 축하 화분은

구순 넘긴 오라버님이 보내온 고향의 동양란이고

 

다육식물은 제 세상인 듯 화분이 좁다고 하는데

그 식물 건네준 오문옥 시인 벌써 고인이 되셨네

 

나머지는 활발하게 이 세상을 움직이는 지인들이

지난해 소정 詩書畵 서예展에 보내온 축하 화분

 

매일 마침마다 바라보며 감사 인사 나누는 화분들

내 인생을 아름답게 빛내 주고 동행하는 중이요.

 

                (2024.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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