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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정담(情談)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391 등록일: 2024-05-22
정담(情談)

                          민문자

오누이 나이 차는 아홉 살이나 된다
내가 4학년 열한 살 때
오라범은 스무 살로 군대에 가 있을 때
휴가 나와 동갑내기 신부를 맞이했다

신부 친정에서 보내온 문안 편지를
신부 구경 온 방 안 가득 앉아 있던
동네 아낙네들에게 큰소리로 읽어주던
추억이 올케에 대한 첫 기억으로 아련하다
 
구순(九旬) 오라범은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후
수필가 서예가로 활동하면서
고향에서 선산을 지키고 계신다

누이인 나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결혼 후
사업하는 남편 내조하다 늦게 문학에 입문
시인입네 수필가입네 서예가입네 하고 있지

그 옛날의 어른과 아이가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가깝게 카톡으로
정담을 나누는 육촌 오누이가 되었다
오늘도 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가 왔네 

메시지 끝에 매달린 정겨운 서명들
ㅊㅈ에서 ㅇㅃ
C j 에서 ~ 빠
ㅃ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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