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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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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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4025 등록일: 2022-0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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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민문자 우리 부부 친구 같은 스승 시골 사시는 그 댁에 가자는 제의가 왔다 코로나 시대와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참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을 펼쳤다 서울에서 큰 인기를 끌던 부부 명사의 환대 하늘 아래 제일 편안한 땅 천안으로 와서 산다네 손수 지어주는 맛난 점심 오래 기억되리라 짧은 만남 아쉽게 석별의 정을 나누고 내 인생의 참스승은 이제 생각해 보니 어머니라 아들이 모는 천리마를 타고 고향으로 내달려갔지 지지난해부터 고향 선영에 누워 계시니 어찌 오늘 찾아뵙지 않으리 찔레꽃 하얗게 핀 언덕 올라선 산마루 증조부 발아래는 융단을 펼쳐놓은 듯 원추리꽃 무더기 비껴 위로 조부님 부모님 숙부님 산소 남동생이 자주 오가며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산소를 보살폈는지 잘 다듬어준 흔적 고마워라 정성으로 준비해간 제물을 꺼내어 진설 윗대부터 순서대로 네 군데를 옮겨 다니며 백화수복 정종술잔을 올리고 조상님들께 절했네 지난해 늦가을 어머니 곁에 묻어둔 국화꽃 화분 메마른 흙 속에서도 새싹이 돋아 잘 자라고 있네 얼른 물을 가져다 적셔주었지 생전에 꽃을 좋아하시고 화분을 잘 가꾸시던 어머니 올가을에도 곱게 핀 국화꽃 아버지와 즐겨보시도록 가끔 이슬비라도 내려서 잘 길러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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