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자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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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보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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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문자 |
추천: 0건
조회: 4095 등록일: 2021-1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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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보여라 민문자 하늘은 하양 높고 푸른 동짓달 만추에 강남에서 남부럽지 않게 사는 마님의 초대로 셋이서 그동안 나누지 못하던 이야기꽃을 피웠네 그리고 달콤한 초콜릿 선물까지 받아들고 귀가 중인데 엊그제 제4 시집을 발간해서 보내준 시인의 전화를 받았네 이 할미꽃을 만나고 싶다네 열사의 나라에서 달러를 버느라 애쓰는 사나이 개봉역 아래 조촐한 찻집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지, 참 이상한 일이야 그는 나에게 무엇인가 자꾸만 주고 싶은 모양이야 봄에는 고향에 가서 쑥과 미역을 가져다주더니 오늘은 사우디 명산물을 이것저것 가져왔네 나는 그에게 줄 것이 없어서 강남에서 선물 받은 초콜릿을 주었지 이 할미꽃이 아직도 아름다운가요? 그저 남의 눈에 꽃으로 보여라 잎으로 보여라 하시던 어머님의 음덕을 입어서인지 이 사람 저 사람의 사랑을 많이 먹고 살아가네 내일도 초대를 받은 나는 꼬부라진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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