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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추석 성묘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112 등록일: 2020-10-02

           추석 성묘


                                         민문자


 

어머니 하늘나라로 떠나신 지 두 달 된 추석날

새로 사 입은 개량한복 흰색저고리 남색치마로

아들 자동차에 몸을 싣고 고향 선산에 도착

아버지 옆에 한 줌 흙으로 누워 계신 어머니 뵈니

아기처럼 왜소하신 모습에 눈물이 왈칵

 

증조부와 조부께 먼저 제물 차려 절한 다음

아버지 어머니 잘 만나셔서 행복하시냐고

여쭈어보았더니 아무 소리 없이 빙그레

산소 잡풀 제거하던 외손자 얼굴도 모르는데

외조부 산소에 더 정성스러운 마음 간다고 하네

 

끝으로 아들 어렸을 때 용돈도 잘 주셨다는

제일 아래에 누워 계신 숙부 산소에 절했지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상급 학교 진학이 어려울 때

멀리서도 달려오셔서 물심양면으로 아버지 대신

우리 가족을 보살펴 주신 은혜 어찌 잊을까

 

코로나19라고 전 국민 정부 차원에서 한가위도

올해는 왕래하지 마라, 엄명을 내렸지만

오늘 우리 모자 성묘는 두 번 다시 없을 정성이었네

오작교 건너 만나신 어머니 아버지 늘 행복하세요

아들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귀경하는 마음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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