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 공포증
민문자
시골 초등학교 초임 발령받은
스물두 살 여교사
얼마나 풋풋하고 예뻤을까
오십 대 초반 선배교사
그 예쁜 손 만져보고 싶었나
과부가 될 손금이라네
겁에 질린 여교사에게
위로한다는 말씀
오십 너머서이니까 괜찮단다
딸은 어머니 닮는다는데
청춘과부 된 모친을 생각하며
과부될라 평생 조심조심 걸었지
어느덧 오십오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옆지기 팔십이 되니
퍼뜩 그 시절이 떠올랐다
올 겨울로 다가오는 금혼식에
그분을 초대하고 싶다
그 예언가는 어디 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