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서당 이기호
내 기억 속에는
달뜬 세월 밝고
아름다운 것
언제나
청춘의 달래달래
너와 나 함께한
첩첩사연들은
그 곳에 있지 않으나
세월은 임진강 흐르는
물처럼 말없이 간다
지나간 추억은
첫 꽃봉오리의
단쇠로 두고
나는 홀로 걸어왔건만
추억들은
그 때 그 장소에
무선 전화기의
떡쌀떡쌀은 멈춰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당신이 그리워지면
날 생각하고 있는
지난 날로
뜬 가슴으로 돌아간다
추억들은
언제나 변하지 않으며
달마거리게 한다
그 때 그 모습으로
푸르른 기운이 넘친다
당신은 청향냄새
풍기며 나를 반긴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시작한다
지나간 추억은
철조망 꽃의 추억
맑고 차가워라
나의 삶 속에 새로 태어나고
그 때 그 순간으로 반복된다
오늘 하루의
추억을 먹고 산다.
* 달뜬 :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 성한. *
달래달래 : 꽃송이처럼 다발 다발 흔들리는 모습.
* 첩첩사연 : 겹겹이 쌍인 사연. * 단 쇠로
: 불에 달군 뜨거운 쇠.
* 떡쌀 떡쌀 : 시계의 초침소리를 떡과 쌀이라는
삶의 의미로 형상한 말.
* 뜬 가슴오로 : 들뜰 가슴. 가볍게 설레는
가슴. * 달마 거리게 : 즐거운 마음으로 들썩거리게.
* 청향 : 맑은 향기, 향기를 시각화한 말. *
철조망꽃 : 분단의 비극과 그 극복 의지를 비유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