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기
서당 이기호
자기의 양심은
꼭꼭 숨기고
남의 일에 참견하는구나
이렇군 저렇군
남의 말만 씹고
씹히는 광경
스스로 물어뜯고
언성만이 높고
말 많아지는 정치판
누구 위한
화려한 용틀임인지
경선 없이
전략 공천으로
정상적인 절차
건너뛴 무리수
정치판 들어가면
탱자가 감이 되는지
민생의 안위는
아랑곳이 없구나
몸과 마음이
즐거워야 하는 것을.
유한근
평론가·문학박사·한성디지털대학교 교수
이 시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그리고 있는 시이다. 말만 무성하고 비양심이나 무양심 혹은 거짓과 권모술수만이 난무하는 정치판, 그 아수라판을 시인은 “탱자가 감이 되는지”라는 고향 언어로 단순 명료하게 풍자한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즐겁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여운으로 남긴다. 작금의 정치판이 풀어야 할 문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다. 이 문제는 더욱 더 심화될 것이며 우리 사회를 불안전한 사회로 몰아가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일 것이다. 시인 이기호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삶 속에/언제나 변하지 않는/애탐”을 간단명료하게 지적하는 동시에, ‘내가 원하는 미덕과 덕목이 늘 존재’하기 때문임을 환기시킴으로 해서 그 해결책을 더불어 풀어나가야 함을 암시한다. 시 혹은 문학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