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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기 시인의 작품읽기

김철기 시인
작성자: 김철기 추천: 0건 조회: 7719 등록일: 2009-11-25
유별나게 썰렁한 세월을
헝클고 깎으며 흐르기를
줄 창 머물 줄을 몰라 
깊이 패여 넓어진 터널 같은 안으로
두터운 이끼 낀 돌덩어리마저
매끄럽게 휘어 안고

고상(苦像)의 표정으로
어제를 왔는가
내일을 가는가 싶어
저녁노을 문득 붉어진 결 위에
윤곽도 분명치 않은 체온도 차운 달무리

거꾸로 선
혹은 어느 소년의 휘황한 그림자 따라
서린 추억
먼데의 몸짓도 화목한 한 줄기
밤비 모조리 쌓아 깊은 속
산이 되어 나를 숲인 채 드리우며
영원을 흐르라시나

강이여 그야 누워있는 향기 높은 꽃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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