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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따 데기와 물랭이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892 등록일: 2014-08-05
따 데기와 물랭이
海月 정선규 손수레에 고물을 잔뜩 싣고 고물상으로 향한다. 요즘 워낙 고물 시세가 없는지라 플라스틱과 옷으로 지경을 넓히고자 애를 썼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너무 다양했고 그중에 따 데기와 물랭이만
고물상에서 취급하고 있었다 따 데기는 Kg당 50원이었으며 물랭이는 300원이었다 따 데기는 냉장고 내용물과 가전제품 껍데기가 대표적이었고
물랭이는 말 통과 주로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그릇이 주류였다
따 데기는 던지거나 충격을 주면 깨어지거나 부서지지만 물랭이는 던지거나 충격을 주어도 퉁기면 퉁겼지 깨어지고 부서지지 않는 질긴 것이 그 특징이었다
일명  P. P라고 한다. 가장 식별하기 좋은 방법은 라이터불에 살짝 태워보는 것이다 그러면 따 데기는 시커먼 연기를 내뿜고 물랭이는 모락모락 하얀 연기를 그윽이 하늘 높이 몰아세운다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 하단이나 밑바닥을 보면 세 개의 화살표가 삼각형을 이루어 오른쪽으로 돌아가고 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에 P. P라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그때 그 당시 우리는 이렇게 아주 쉬운 식별방법이 있음을 전혀 몰랐고 좀 더 일하면서 하나하나 발견하거나 누군가가 일러주어서 알 수 있었다. 다만, 고물상 아주머니가 말씀하시는 대로 던졌을 때 깨어지거나 부서지느냐? 아니면 손으로 찢으려 잡아당겼을 때 찢어지지 않느냐? 하는 기준점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우리에게는 녹록지 않은지라 가지고 들어갔다 하면 늘 퇴짜맞기 일쑤였다 아주머니는 손수레에 싣고 들어간 우리 물건을 볼 때마다 이런 말을 했다. "물랭이는 없고 돈도 안 되는 따 데기만 잔뜩 싣고 왔네요."그럴 때마다 우리는 테이프가 돌아가는 듯한 아주 사무적이고도
의례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러게요. 아직은 많이 서툴러서요." 그러면 아주머니는 "그래요 하다 보면 따 데기이고 물랭이고 보면 한눈에 쏙 들어와요.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한다
그리고 다시 우유 통, 샴푸 통, 말통, 플라스틱 바가지 플라스틱 빨래판, 화분, 컵을 가리키시며
"이건 물랭이"하고는 다시 플라스틱 책꽂이, 전기밥솥 껍데기냉장고 내용물, 가락국수 그릇, 짜장 그릇 등을 가리켜 "이건 따 데기" 한다 그런가 하면 붉은 고무통을 향해 "저런 것은 고무이니까 절대 가져오지 마세요." 절절하게 부탁한다.  그러나 들을 때는 "아! 그렇구나!" 싶다가도
다시 막상 현장에 나가 작업을 하다 보면
여전히 헷갈리기도 하고 아리송하기만 하니
서로 우리는 물어본다
"야! 따 데기 이거 맞지!"
물으면 "아니야 그게 물랭이야"
서로 우기다가 끝에는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그거 나도 몰라 네가 알아서 해" 말해버리고 돌아선다 그러던 한날 옆에서 신 나게 작업을 하고 있던 형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다는 듯이 아주 씩씩하게 말했다. "야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어."
나는 귀가 솔깃해서 얼른 "그게 뭔데" 물었다
형은 천연덕스럽게 "아주 간단해" 말하고는 플라스틱이라는
플라스틱은 손에 다 쥐고 돌 하나를 놓고 토다토다 두들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잘 들어 봐. 딱딱거리지" 하고 말을 하더니
또 다른 손에 들고 있는 플라스틱을 돌에 토닥토닥 보듬으며
"잘 들어 봐. 툭툭 거리지!" 하더니 이내씩 웃으며 하는 말이
"딱딱거리면 따 데기이고 뭔가 불만이 있는 것처럼 톡톡 거리면
이게 물랭이지" 한다
아무튼 우리는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도 모르고
각자 앞에 돌 하나 놓고 플라스틱을 손에 쥐고 무조건 두들겨 딱딱거린다 싶으면 따 데기, 톡톡 거리면 물랭이 그렇게 골라 고물상으로 갔다
우리는 아주 당당하게 우렁찬 목소리로 "아주머니" 하고 불렀다
아주머니는 밖으로 나오셨고 찬찬하게 손수레 위에 실린 물건을 보시고는
핀잔만 잔뜩 또 늘어놓으셨다
"아무래도 아저씨들 머리 셋을 합쳐도 한 자리인가 봐요. 
그렇게 말해줘도 몰라요. "한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친구가 볼멘소리를 낸다
"야! 아줌마 제법 깐깐한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대충하고 말지. " 말끝을 흐리는가 싶더니 이내 내 귀에 대고 떠들었다 "야! 따 데기와 물랭이가
잘못 만나면 어떻게 되지."
나는 나도 모르게 말했다
"글쎄 예끼 예끼 거리는 여자가 아닐까?"
또 이렇게 고물상의 하루는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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